해관칼럼Chairmans's Column

인천은 평화의 도시

  • 날짜
    2009-01-12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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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평화의 도시

 

“부유하다는 것이 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시장바닥의 문지기라도 하겠다. 그러나 추구해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겠다.”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論語, 述而, 11)

 

 공자는 이렇게 말했는데 아마도 오십이 넘어서 한 이야기로 보인다. 돈 버는 것이 뜻대로 된다면 어느 집의 가장이 자기 집 식구들을 헐벗게 할 것이며 어느 나라 지도자가 자기 국민을 궁핍하게 할 것인가. 위의 글을 읽을 때마다 공자는 이러한 삶의 진리에 일찍이 통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 근래 세계 경제는 미국발 금융 악재들로 들먹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달러 가치의 등락(騰落)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다. 거기에 9월 경제 위기설까지 겹쳐 말 그대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지속되었다. 그러니 민심이 조용할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자들은 정치적 목표는 달리하더라도 경제문제에 대해서만은 무엇보다 먼저 국민에게 안정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희망 없는 생활은 곧 절망을 의미한다. 또 활력은 안정과 희망이 보일 때 충만해지기 때문이다.
 그 다음, 정부는 흐트러진 민심을 조화시켜 시민으로부터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어내는 철학과 슬기를 가져야 한다. 오늘날처럼 다원화된 세상에 하나의 정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변화된 세상에 대한 통찰의 부족과 겸손하지 않은 자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하는’ 것이지만 경제는 ‘되는’ 것이라는 고금(古今)의 진리를 전제할 때, 더욱더 겸손한 실사구시(實事求是)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인천, 영종, 강화, 해주, 개성을 잇는 경제권을 설정해서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이미 해주의 모래가 아니면 중부권의 건설이 힘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거 50여 년간 인천은 한국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중심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수도권에 종속되어 주체성과 활기가 없는 도시로 방치되어 왔다. 그것은 분단의 비극에서 오는 뼈아프지만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오늘의 남북한 관계는 앞날이 불투명하고 여러 난관이 가로놓여 있다. 그러나 분명 지난날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평양을 비롯해서 북한을 다녀왔고 개성에는 공단이 들어섰다. 금강산 관광만 해도 종래의 외금강 코스에서 이제는 내금강까지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백두산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북한 정부는 만족하지 못했겠지만, 그동안 한국이 내부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힘껏 도와왔다는 사실은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남북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많은 사업들이 있었다. 국제관계가 아무리 각박하다고 해도 “소금 먹은 놈이 물켠다”는 우리나라 속담을 믿고 싶다.
 인천 사람들은 꿈을 키워야 한다. 막혔던 황해가 열리고 환황해권 경제가 일어나고, 남북관계가 더디고 힘들어도 전진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과거 분단에서 오는 쓰라린 경험과 아픔을 바탕으로 우리 인천이 한국의 평화도시로서 기틀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천 사람들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새얼문화재단을 방문하여 대화를 나눌 때였다. 인천 사람들의 숙원인 인천, 영종, 강화, 해주, 개성을 잇는 경제적 대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자 이명박 후보가 인천의 많은 지도자들 앞에서 힘주어 화답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인천은 통일과 화합을 상징하는 땅이다. 골육상잔의 전쟁을 치른 뒤 북진통일을 외치던 시대에 인천의 죽산 조봉암 선생이 최초로 평화통일을 정치적 기치로 들고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라. 그뿐만이 아니다. 인천은 인천 사람과 호남, 영남, 충청, 강원 그리고 이북 오도민이 모여 살고 있지만 소리 없이 조화를 이루어 낸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천은 해불양수(海不讓水)가 아닌가!

 

<2008.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