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관칼럼Chairmans's Column

경기(京畿)의 의미

  • 날짜
    2008-09-06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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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7

경기(京畿)란 말은 중국에서 온 말인데 임금이 사시는 서울 경(京)과 서울로부터 사방(四方) 500리를 기(畿)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서울을 제외한 경기지역을 표시하는 말이 기외(畿外), 기전(畿甸), 기내(畿內)라고 합니다. 옛날 농업 경제 시대에는 기전(畿甸) 사람들이 힘들게 일해서 서울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는 뜻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왕정이 아닌 민주공화정의 시대이고, 국민 누구나가 주인인 시대입니다.


이 지역에서 서울 오세훈 시장은 예쁘게 꾸미는 것이 디자인이 아닙니다. 한 번 더 생각해서 기왕 만드는 공간을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디자인 행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이 발전해야 한국이 발전한다고 했습니다.

인천 시장은 명품도시를 들고 나왔고 송도신도시가 한국의 추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요 근래 경기지사는 수도권 개발문제 저지로 배신감을 느낀다고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서로 다른 기치를 들고 나오는 것은 세계의 지방화 시대에 걸맞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깃발들이 시민 정서에 얼마나 깊이 공감대를 얻느냐는 별문제입니다만, 이 지역은 조선왕조 500년, 고려왕조 400년 거의 천년 동안 수도를 에워싼 행정 구역으로 살아왔습니다. 이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와 정신 그리고 생활이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내 세 분의 행정수반이 각기 다른 기치 속에서도 같은 태반 속에서 살아온 문화와 정신과 생활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큰 사업을 개척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공자께서도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만 수도권의 조화를 끌어내는 지도자를 우리는 갈망합니다.

 

<2008.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