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관칼럼Chairmans's Column

사람 갈아 끼우는 재개발

  • 날짜
    2008-09-06 0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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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2

유가(油價)가 하늘을 찌르듯 치솟고 이에 따른 모든 물가도 동반해서 오르기 때문에 보통 서민들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각자 나의 뿌리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의 수세식 화장실과 풍족한 생활이 옛 조상 때부터 내려온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보릿고개가 사라지고 수세식 화장실이 익숙해진 것을 겨우 삼십 여년 정도입니다.


<경인일보>가 금번호에 인천 쪽방촌에 대해서 특집으로 연재했는데 저는 이 소책자에 나오는 쪽방촌이 근대 인천의 뿌리 중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쪽방촌은 개항기 때 노동력 하나를 무기삼아 일하는 사람들의 안식처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빈손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에게도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쪽방촌들은 선대의 자랑거리가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것도 아닙니다. 또한 숨길 필요도 없습니다.

세계 선진국 어느 나라도 가난은 있기 때문입니다.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웃이 있는 한 떠나기 싫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소리에 가슴이 저렸습니다. 이 근래 인천에서 재건축 붐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 재건축 후에도 바로 그 곳에 살지 못하고 ‘갈아 끼우는’ 대상이 된 데엔 이것이 건축을 위한 이익의 관장이지 사람이 숨 쉬는 자리는 아닙니다. 사람이 뿌리를 잊지 않는다고 일부러 어려운 시련도 이길 수 있는 것이며 정책도 시민과 함께 希望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것은 하나의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2008.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