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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회 - 길윤형(한겨레 논설위원)

  • 날짜
    2026-02-24 10: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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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 등장 배경으로 일본 사회의 경제적 불만을 지목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22년 이후 물가가 급격히 상승한 반면 실질임금은 같은 해부터 4년 연속 감소했다. 30년 가까이 저물가 상황이 이어졌던 일본 사회에서 가처분소득 감소가 체감되면서 민심이 크게 흔들렸다는 설명이다.

 

아베 신조 정권 시기 자민당 내부의 뒷돈 스캔들과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후유증도 정치적 배경으로 꼽았다. 아베 정책의 부작용을 수정하려 했던 기시다 후미오·이시바 시게루 정권의 대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다카이치 총리에게 지지가 집중되는 역설적 상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어 경기 악화 속에서 포퓰리즘 정책 요구가 커지고 일본 정치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되는 흐름도 다카이치 총리 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유민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316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이는 개헌 발의 정족수인 310석을 넘는 규모로, 사실상 다카이치 총리가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할 주요 정책으로 아베노믹스 계승에 기반한 적극적 재정 정책과 방위력 강화, 그리고 헌법 개정을 꼽았다. 특히 핵 공유 정책 변경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일본의 비핵 3원칙 ‘만들지 않는다‘, ‘갖지 않는다‘, ‘반입하지 않는다가운데 ‘반입하지 않는다 수정해 미국 핵무기의 반입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길 위원의 설명이다


한일 관계에서 양국의 협력 필요성에 관한 인식 차이를 변수로 지목했다. “협력을 원하는 절박성의 정도가 서로 다르다한국에서는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지만 일본에서는 그 수준이 크게 변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소폭 낮아지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미일동맹을 축으로 한미일 협력과 다자 연대를 추구하는 플랜A’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길 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등장 이후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한국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남북관계 안정, 가치가 비슷한 국가들과 연대를 포함한 플랜B’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런데 다카이치 총리는 미일동맹 강화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어 관세 협상 등 주요 현안에서 한일 공동 대응의 여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당장 개헌을 밀어붙여 전쟁에 나서리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일본이 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한국의 선택지는 분명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되 현실 인식의 차이를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